2012년 백사계 안화흑차 천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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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두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4-19 00:44 조회2,695회본문
흑차였다.
경험해보지 못한 차였기에 호기심이 컸다.
(보이차를 6대 차에 포함시키는지는 모르겠다)
단지 흑차라 해서 보이숙차의 느낌이 있을까.
라는 사뭇 어설픈 예감이 있었다.
차를 개봉해보았을때 흑갈색의 진한 차잎과
퀴퀴한 느낌의 향이 있었다.
하지만 보이숙차의 느낌은 아니었다.
긴압되어 있는 차는 아닌 듯 나누어져 있었다.
평소에 차 마시는 습관에 거름망은 없었는데, 거름망을 썼다.
지난번 기문홍차를 마실때 조절이 잘 안되 찻자리가 지저분해져서 번거로웠다.
거름망 살림 하나 더했을 뿐인데 순서가 헷갈려서 재밌었다.
혼자마셔서 괜찮았다.
조금만 열어도 후루룩 차가 떨어질 것 같아서 조심했다.
개완에서 바로 차를 마시는 중국인들이 문득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흑차를 개완으로 마실지는 모르겠다.
세차를 하고 빠르게 우려보았다.
탕색이 진한 오랜지 빛을 띄었고 퀴퀴했던 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니 그윽하고 훈연했다.
화향처럼 향긋한 향은 조금 멀리 했는데, 이 느긋한 향은 마음에 들었다.
맛도 비슷했다.
단단하고 깊은 것이 순간 중년 멋있는 남자같은 맛이었다.
조금은 거친듯해도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고 진했다.
우릴 수록 단맛이 나면서도 계속 향이 남았고 계속 입안에 맛과 향이 돌았다.
이 포스트를 맛본 당일에 남기는 것이 아니라 맛 보는 시점의 메모를 참고하는데,
히노끼탕에서 목욕을 할 때의 느낌이 아닐까라고 남겨놓았다.
목욕을 할때 마시면 땀도 나고 좋을 것 같았다.
봄날에 창문을 열고 마셨는데
얼굴 아래로 따뜻한 기운이 도는 듯했고,
면요리를 직전에 먹었는데 입이 개운하고 푸짐했다
찻자리를 정리하면서 2012년차라 그 간의 시간으로, 원래보다 더 부드러워진걸까 생각이 들었다.
엽저에서도 향이 계속 남아있었다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것인데 온전한 엽저들은 몇개 보관해볼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다시 쭈글쭈글해지겠지라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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