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를 만나는 방법 - 공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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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기 숙차 2015년 화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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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두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5-06 11:34 조회2,7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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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숙차를 올해 벽두에 처음 경험했을 때 섯부른 첫 인상이 있었다
지금은 다르게 이야기할 테지만 첫 인상은 그저 혼탁하고 어두운 색이었고
낯선 쓴맛과 쿰쿰한 향은 아무래도 어색했다
차 수업을 들었을 때 생차와 숙차를 비교 심평하는 시간에 이무지역 생차에 강한 체크표시가 되어있었다
짧은 기간 수도권 찻집을 다니면서 나는 주로 우롱차 위주로 요청을 했다
잠들기 직전 그 날 오후에 마신 우롱차가 생각나는 밤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강한 인상이 바로 강한 행동을 만들었다

그런 지극히 사적인 조건 속에서
공부차의 두기 숙차 2015년 화천하를 만났으니
기대감은 적었다
하지만 한 번의 시음이 아깝고 소중해
천천히 차 마시며 살폈다



화천하 차색은 검다기 보다 흑갈색이었고
무엇보다 차빛이 탁하지 않고 윤기가 있었다
노란 잎도 많이 보였고 백차처럼 강한 향의 기운은 없었지만 구수한 향이 있었다

첫 탕을 약한 농도로 우려 맛을 보았다
근래 육보차를 점점 진하게 마셔 그런지
탕색이 얇고 얕아 보였고
마시기 직전 난 왠지 불안한 씁쓸함과 떫은 맛을 예상했다
하지만 아주 맑고 부드럽고 달달한 맛과 향이 있었다
두 번째는 좀 더 진하게 우렸음에도
여전히 씁쓸하고 떫은 맛이 덜하고 아주 좋았다
어깨주위로 우산모양처럼 열이 퍼지는 듯하고
아직 쌀쌀한 봄날씨에 피부는 차도 안에서는 따뜻하게 돌고 있는 기운이 느껴졌다
목으로 차를 넘겼는데도 계속 입안 주위로 맴도는 기분이 있고
얇은 막으로 둘러 싸인 듯하면서 혀가 마르지 않고 침이 돌았다
여섯번 째까지도 쓰고 떫은 맛이 아주 덜했다
하지만 육보차처럼 다섯 번째가 넘어가니 우리는 시간을 더 필요로 했다
비슷한 탕색을 맞춰 마셨는데 우리는 시간이 다르니 달랐다
처음에는 못 느꼈는데 점점 찻물이 흐르듯이 넘어가지 않고
크게 멈추었다 넘어가는 느낌이 있었다
궁금해서 가지고 있는 다른 숙차도 해보니 그러했다


전체적으로 2015년 차라고 하는데 어리고 강한 맛보다
오래된 차처럼 깊고 부드러운 맛과 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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