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계 15년 천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송지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5-07 03:49 조회1,591회본문
백사계 15년 천첨
이제 봄인가 했더니, 어느덧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네요.
날씨 변화가 심하면 자신도 모르게 몸도 마음도 방심하게 되는데요.
천첨은 차기도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아 편하게 마실 수 있고,
속도 따뜻하게 해주니 환절기에도 참 좋은 것 같아요.
또, 천첨은 한 템포 쉬어가며 지나간 시간을 반추해 볼 때
더없이 어울리는 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맛이 고급스러워서 혼자 앉아서 즐기는 찻자리에도 참 잘 어울려요.
입속으로는 섬세한 맛을 느껴보면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백사계는 3첨, 3전, 1주의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중, 3첨은 천첨, 공첨, 생첨으로
차례대로,
하늘에, 황제에 바쳤고, 백성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천첨은 세 가지를 동시에 시음했을 때,
가장 고급스러운 맛을 지니며, 느낄수 있는 부분도 더 다양했습니다.
건차를 한번 살펴 봅니다.
산차의 형태로, 여려보이는 흑갈색의 찻잎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은은한 차향이 우리기 전부터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온화한 나무향, 화한(혹은 싸-한) 느낌을 주는 향,
구수하고 기름진 느낌도 듭니다.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개완에 물을 부어 봅니다.
- 차의 양: 5g
- 사용한 물: 풀무원 맛있는 샘물
- 물의 온도: 약 95도
-사용한 다구: 백자개완, 유리숙우, 공부차 내열 유리찻잔, 거름망
- 우린 횟수: 6회
- 우린 시간: 30초, 50초, 1분 30초, 2분, 3분, 5분
- 윤차함: 약 20초
1번째 우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3포까지
내열 유리 찻잔을 이용하여 시음해 보았습니다.
유리 찻잔을 사용하면 사진을 더 찍게 되는 듯 합니다.
아름다운 찻물의 색이 유리, 햇살과 만나는 것을 하염없이 감상하게 되네요.
탕색이 무척 맑고 깨끗해보입니다.
맛도 색이 전해 주는 것처럼 곱고, 깨끗한 맛이 납니다.
우리기 전 찻잎의 향이 그대로 찻물에도 옮겨 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기 전과 후의 향이 많이 다른 차들도 있는데,
천첨은 그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지 않고 주욱 이어지네요.
백자 찻잔에 담아 탕색 비교를 한번 해 봅니다.
사진 위에서부터 아래, 차례로: 1포부터 6포까지
잔에서 코가 떨어져 있으면 알싸하면서 구수한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데요.
잔에 다가갈수록 달큰한 향이 배가 되어서 올라옵니다.
맛도 참 고소하고요. 아주 미미하게 쓴맛이 있지만,
다른 맛과 향들이 예쁘고 둥글게 감싸 안습니다.
회를 거듭해도 은은하면서 시원한 향이 오래 유지됩니다.
나중에는 보리차같은 곡물차가 연상되기도 합니다만,
약재을 달인 물을 섞어 넣은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엽저도 한 번 살펴 봅니다.
저는 시음용으로 받은 15년 천첨이 아닌
16년 천첨을 가지고 있어서 너무 맛있게 잘 마시고 있었는데요.
15년 천첨을 마셔보고 나서 아, 더 사놓을 걸- 하는 후회가 강하게 밀려 왔습니다.
백사계 흑차는 신차일 때와 3년 지난 다음의 맛이 차이가 크다고 합니다.
자연 후발효를 통해서 맛이 50%가 넘게 전환이 된다고 해요.
(공부차 홈페이지 참조)
16년 천첨에서 느껴지던 맛과 향들이
더욱 유순하고 고급스럽게 바뀌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16년에서 느껴지던 송연향도 고작 1년,
짧다면 짧은 기간인데 더 예쁘게 바뀌어 있었어요!
15년 천첨을 시음하고 다시 16년 천첨을 시음했더니,
향이 무척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잘 보관하면서 변화를 느껴보는 재미도 클 것 같습니다.
@noteanohope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