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남오룡 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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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지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5-28 02:34 조회1,824회본문
민 남 오 룡
설편
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지요.
푸른 하늘 아래에서 여름을 즐기며 마셔보기도 하고,
(+다우님께 선물받은 찻잔에 설편을 내어 보았습니다.
소중한 찻잔에 좋아하는 차를 마시니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지난 겨울, 추운 날씨에 밖에서 마셔보기도 했던 민남오룡, 설편.
공부차의 설편은
이름에 '설'자가 들어가 왠지 겨울에 마셔야 할 것 같지만,
여름에도 더없이 잘 어울리는 맑고 청아~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차랍니다.
대만 청차(특히 그중, 발효도가 낮은)를 참 좋아하는데요.
대만차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가성비가 좋은 다른 청차가 무엇이 있을까-
이곳저곳 검색도 해보고, 물어도 보던 와중에
다른 분께서 추천을 해 주셔서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150g이 리필팩에 들어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나눠 먹기 좋아요!)
자주 접했던 오룡차와는 달리 돌돌 말려 있지 않아요.
설편은 오룡(용이 승천하는 모습)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옆에서 보면 얇은 찻잎들이 살짝 뒤틀리면서
말려 올라간 것을 관찰할 수 있어요.
오룡차는 채엽하면서 반발효가 진행되기도 한다는데요.
그래서인지 찻잎의 색깔도 옅은 녹색부터,
약간 짙은 검은색까지 다양합니다.
찻잎은 거의 여리고 가는 잎들로 이루어져 있는 듯 하고요.
간혹 줄기도 보여요.
잎의 크기나 커팅 길이도 다양한 편이지만,
조화롭게 잘 섞여 있는 듯 보입니다.
건엽에서는 새콤하고, 고소한 향이 납니다.
설편은 여분이 좀 남아서, 다관에 10g씩 때려(?) 넣고 우려보기도 하고요.
예전에 사두었지만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문향배도 시험가동을 해 보았습니다.
내용은 다시 한 번 백자개완을 이용하여 시음 후, 작성하였어요.
- 차의 양: 5g
- 사용한 물: 풀무원 맛있는 샘물
- 물의 온도: 약 85도-90도
-사용한 다구: 백자개완, 유리숙우, 백자찻잔, 거름망X
- 우린 횟수: 9회
- 우린 시간: 15초, 30초, 45초, 45초, 60초, 1분 20초,
1분 40초, 2분, 2분 30초, 하룻 밤 냉침
- 윤차함: 바로 버림
1) 약 15초
설편을 마실 때마다 남이 볼까봐 두려워요.
조그만 찻잔에 코를 박고 있는 제 모습 -_-;;;
찻잔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은은한 꽃향이 풍겨 나오기 시작합니다.
흔히 난향이라고 말하는 향인 듯 해요.
코를 팍! 찌르는 꽃향이 아니라 한 템포 느린 향이랄까요.
맑고 투명한 찻물의 색이 마음도 가라앉혀 줍니다.
맛은 거의 향에 묻혀서
(맛이 향이고, 향이 맛인 것 같아요.)
잘 드러나진 않지만, 고삽미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가 향에 취해서 못 느낀 걸 수도 있어요. 허허.
2) 약 30초
달달한 향이 꽃향과 함께 나기도 했다가
고소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가
저 밑에서 살짝 쓴맛이 올라왔다가
이런 과정이 끊임없이 입안에서 반복됩니다.
완두콩 껍질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맛도 생각이 났어요.
3) 약 45초
고소한 맛보다 향이 더 강해지고,
이와 이 사이에 찌릿찌릿한 느낌이 있어요.
입안에서 바깥쪽으로 뭔가가 빠져 나오는 듯한.
고삽미가..
표현하자면, 통각 (전혀 아프진 않습니다만)
으로 전해져 오는 걸까요.
4) 약 60초
다시 고소한 향이 증가.
반면 마시면 난향이 더 두드러집니다.
5) 약 1분 20초
쓰고 떫은 맛이 확실히 있습니다.
가장 쓴 정도를 100이라 한다면 한 1/100 정도로
차의 향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서도 맑고 고운 느낌이 드러나지요?
가볍지만, 고삽미가 잠깐씩 고개를 들어서
폴폴 날아가지 않게 잡아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1포 - 2포 - 3포
4포 - 5포 - 6포
7포 - 8포 - 9포
차를 우리는 도중 맡아본 개완 뚜껑에서도 아름다운 향이 납니다.
엽저에서도 차분한 잔향이 남아 있었어요.
다관에 잔뜩 찻잎을 넣어 우려 보는 호사를 부리다가
반을 남겨 얼음을 가득 채운 유리잔에 넣어
차갑게도 마셔봤어요.
설편을 마시면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입김을 내쉬면 꽃향도 함께 나오는 듯한 느낌이!
>_<
잘 마셨습니다!
@noteanohope
추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