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계 13년 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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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누피 작성일16-10-22 14:44 조회1,462회본문
언젠가 천량차 오래된 것을 맛본 것이 있는데 참 부드러웠던 기억이 난다.
장정 7명이 달라들어 전신주 모양으로 단단하게 만드는데 중국 비물질유산으로 1997년 백사계에 의해 등록되고 복원되어 생산된다고 한다.
이번에 맛보게 된 차주는 1/100로 만들어진 귀여운 십량차였다.
녹색차엽과 흑색차엽, 줄기 등이 고르게 보인다.
다구는 공부차 서포터즈가 되면서 제공받은 것을 사용했다.
100ml 백자 개완과 유리공도배, 백자 잔이다.
물은 아리수를 끓인 것.
15초 정도 윤차했다. 원래 다려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나 가루가 많이 나와서 사용하기로.
호박색 탕색을 가졌고 혼탁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셨는데 입 안에서 굴리면서 마시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찌나 풍부하고 묵직한 물질감인지 마치 굉장히 부드럽게 수분이 많이 함유된 액상 젤리를 먹는 기분이 들었다.
탕색은 2~4포까지는 약간 더 진해졌다가 5~7포에서는 점차 흐려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도드라지게 느껴진 것은 물질감으로 2~4포에서 절정을 이루다가 5포부터는 떨어지기는 했지만 끝까지 느껴져서 좋았다.
맛은 고삽미가 느껴졌으며 신맛도 있었다. 약간의 짠맛이 감지되기도.
회감과 회운도 좋았다.
5포부터는 맛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나 대신 단맛과 회감이 도드라지게 올라와 차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오래 마실수록 회감이 강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4포까지 느껴지던 고삽미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암록빛이 청량하게 다가온다.
7포까지 우렸음에도 아직 풀리지 않은 덩어리가 발견되었다.
엽저는 악퇴를 거쳤음에도 비교적 생생했다.
대엽종을 파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랜 세월을 두고 마시면 굉장히 달게 익을 것 같아서 소장해두고 야금야금 변해가는 맛을 즐기는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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