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를 만나는 방법 - 공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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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계 15년 대은 1953 아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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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누피 작성일16-10-26 01:05 조회1,5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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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설봉산맥 일원의 대엽종 1급(천첨), 2급(공첨), 3급(생첨)의 흑모차로 만든 차가 백사계의 3첨 라인이다.
그중에서 천첨과 공첨이 광주리에 담겨 황제에게 진상되었다고 하는데 그보다 더 윗 단계인 아첨차를 맛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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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모임 때 연기미가 강했던 것을 떠올리며 자사호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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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봉지가 통째로 들어 있었다.
그리고....
건차를 보니 마치 벽라춘의 솜털 없는 검은색 버전인듯, 곱슬거리는 소라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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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봤을 땐 탁해 보이기도 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윤기가 있었다.
황갈과 암갈의 잎들이 섞여 있고 크기가 균정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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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색은 녹갈, 그리고 맑았다.
여태 마셨던 백사계 차들이 혼탁한 편이었는데 간만에 맑은 녀석을 만나 반가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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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에서는 뭐랄까 송연향 같은 것이 느껴졌는데 알아보니 송시명화(소나무 가지 뗄감 태운 것으로 말린 것)로 건조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 것.
향이 붕 뜬다기보다는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사실 향기에 대해서는 백사계의 차창이 악퇴를 하면서 생겨난 고유의 발효향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집마다 장맛이 다르듯, 차창마다 발효하는 향이 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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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나의 평소 습관대로 아리수, 온도는 100도에 가깝게.
자사호는 180ml정도 들어가는 사이즈.
윤차는 5초로 매우 짧게 했다.
(귀한 차니까 되도록 우려서 마시고 싶은 마음)
1포는 10초 우렸는데 연기미, 즉 암차스러운 묵직한 맛이 강하게 다가왔다. 
2~3포는 20~30초 사이로 우렸는데 연기미가 느껴지면서도 중간정도 넘어갈 즈음에는 살짝 악퇴한 흑차 특유의 맛이 느껴지면서 끝은 마치 암차처럼 시원함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싹으로 만들어진 데다가 흠없이 잎 전체로 우러난 차여서 그런지 역시 물질감도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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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포는 1분 정도 우렸더니 약간 씁쓸한 맛이 올라오는 것 같았지만 곧 사라졌고 회감을 느낄 수 있었다.
5포는 넉넉하게 2분 우렸다. 차의 마지막 정수까지 마시겠다는 심정이었달지!
다소 흐려지긴 했어도 고유의 맛은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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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한 엽저의 모습.
윤기가 촤르르 흐른다. 두 가지 색이 강하게 보이는 것을 보아 역시 병배한 것.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렇게 병배를 해서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병배로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 함은 백사계가 가진 긴 역사와 넉넉한 차 생산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라는 사실도.
매년 찻잎을 보관하니까........
아무튼 좋은 원료로 잘 만들어진 차였다.
악퇴가 가벼워서 흑차보다 암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강한 송연향 같은 것에 거부감이 있다면 내가 했던 것처럼 자사호에 우리고 잔도 도기나 흑유 같은 재질을 사용한다면 훨씬 더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마실 수 있다.
물론, 사놓고 잠시 잊었다가 수 년 뒤에 잘 익혀 마시는 것도 방법.

아, 사진에 나왔으니 참고로 덧붙이자면 바나나가 아주 좋은 궁합은 아니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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