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를 만나는 방법 - 공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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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한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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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누피 작성일16-11-24 19:05 조회1,6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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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이슬이 맺히기 시작할 때, 즉,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가을에 만드는 백차라 하여 한로차라고 부른다고 했다. 방가산 해발 700m에서 나는 야생차를 원료로 100% 일쇄로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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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연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여태 백차를 다 백자에 우려서 마셨으니 이번에도 그렇게 하기로.
언제나 그랬듯 아리수.
레드키위가 있길래 함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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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큰 곳에서 생산됐다고 하니 향이 좋고 맛도 그만큼 달지 않을까 혼자 즐거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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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채엽해서 자연 그대로 말린 듯한 외관이다.
파쇄는 보관상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닐까. 
햇살에 잘 마른 낙엽이든 책갈피로 잘 말린 낙엽이든 부숴지기 쉬운 건 매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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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탕부터 연둣빛 탕색이 매우 고왔다.
백호가 있는 싹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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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는 강렬한 풋내가 났다. 그런 가운데에도 오이향, 밀향, 화향이 복잡미묘하게 다 풍겼으며 지속성도 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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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밀미, 약미, 오이맛 다 느껴졌다. 15년 가을이면 딱 1년 전인데 물질감도 있고 회감도 좋았다.
4탕부터는 격렬했던 독특한 풍미가 사라지면서 백모단에 가까운 맛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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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우려서 마셨다. 곁들이려 준비한 키위와의 콜라보는 대 실패.
서로 맛과 향을 마구 죽이는 역효과가 났다.
백차와 신맛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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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1-4-8탕인데.....
황녹빛이 굉장히 강해졌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맛은 반대방향으로 더 진하고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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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저는 굉장히 부드럽고 야들야들. 색깔도 마치 생엽이 살아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건차 때부터 붉었던 것들은 그대로 붉은 채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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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어린 잎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 전에 마셨던 수미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엽저 자체의 느낌도 그런데 아마도 수미는 여름에 가까운 시절에 채엽하니까 훨씬 두터울 수밖에 없고 거의 6년째 묵은 차이다 보니 거칠게 익은 것 같고....
과연 이 한로차는 어떻게 익어갈지 궁금하단 생각이 들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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