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곡장 후작호 생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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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하늘 작성일16-12-08 21:13 조회1,992회본문
이기곡장 15년 후작호 생병
연갈색, 진갈색, 회갈색의 다양한 건엽이 보이며
보송보송 솜털이 보이는 금호와 백호가 전반적으로 넓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강한 긴압으로 해괘시 건엽이 파쇄되어 있는 모습으로
긴압시 사용된 망사조직의 얇은 천이 그대로 병면에 드러나 있습니다.
길게 쭉 뻗은 가지도 간혹 보이며 공작호 생산차와는 달리
짧고 두툼한 백호와 금호가 많이 보입니다.
엽저에서는 길쭉길쭉하고 토실토실한 줄기와 잎에서
연두색, 녹색, 밝은 갈색의 차청을 드러냅니다.
150cc 개완 /100도 /10초 윤차 /LG 이온수기 정수 물 사용
1포 10초 95도 노랑색
처음부터 조금 길게 우리지 않고 짧게 우려서
시간을 조금 늘려가 보기로 했습니다.
혀에 닿는 첫 느낌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시멜로를 살짝 베어문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크게 도드라지는 맛은 없었으며 軟味(부드러울 연)연미가 느껴집니다.
2포 20초 95도 노랑색
마시멜로를 한 입 베어물고 삼켰을때의
약간의 단맛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향에서는 은은한 밀향, 꿀물을 아주 옅게 타서 마실 때의 느낌이랄까?
그래 이거야! 라는 느낌은 오지 않았지만
아무 맛도 없는 마시멜로를 왜 자꾸 먹게 될까?
이해할 수 없는 일인이였지만 자꾸만 손이 가게 되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3포 30초 95도 노랑색
약간의 밀향, 연미, 은은한 과향이 조금씩 올라오며
다음 포가 매우 궁금해 졌습니다.
1년, 2년의 생차가 지니는 생기있는 특징과 달리
4년에 접어든 후작호 생병은 둥글둥글 부드러운 맛으로
후발효가 조금씩 진행되어 감으로써 마치 연무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4포 45초 95도 짙은 노랑색
결론적으로 가장 맛있었습니다.
그래 이거다!하는 후작호 생병의 구감을 가장 잘 느끼게 해 주었으며,
맛의 5미라 함은 짠맛, 쓴맛, 신맛, 단맛, 매운맛이지만
매운맛 대신 감칠맛을 더해 오미라 함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작호 생병을 뭐라고 표현을 해야 될까?
한참을 고민하다 이르게 된 생각은
일반적으로 차에서는 인도 차이를 뺀 나머지 차에서는
매운 맛을 느끼기 어려우니 중국의 6대 다류에서는
그 맛을 뺀 감칠맛을 더하면 맛의 5미가 완성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해조류의 짠맛, 말린 도라지나 더덕에서 나는 약간의 쓴맛,
금과류의 과일에서 느껴지는 신맛,
덩굴식물의 뿌리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단맛,
모든 식물과 해초류에서 느껴지는 고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도드라짐이 있을 듯 말듯 한 조화로움이 은은한 매력이 있는 차입니다.
5포 1분 짙은 노랑색
포를 조금 길게 우리면 좀 더 그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시간을 늘렸지만 맛은 의외로 답답하고 텁텁한 느낌이였습니다.
말하자면 민미悶味(悶 답답할 민)가 느껴졌으며
오랫동안 입안에 잔향이 머물렀습니다.
6포에서 다시 짧게 우려서 입안에 머금은 뒤 삼켰더니
5포에서 느꼈던 민미는 다시 화향, 과향으로 바뀌어 입안에 머물렀습니다.
한 잔의 차에서 이토록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늘 신기하고 감사한 순간입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느끼는 오늘의 감정은 감사하고, 또 감사해라.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웃을 수 있다면
오늘 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은 나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다짐을 합니다.
2016년 한 해, 하루 하루 소중한 시간을 마주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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