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기 생차 16년 금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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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누피 작성일16-12-17 03:21 조회1,784회본문
생차를 마신다는 건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차가 얼마나 어떻게 맛있게 익을 것인지 가늠하는 것.
소화가 시급할 때.
배가 불러 소화시켜야지~ 하면서 생차를 마시기로 했는데 떡을 보니 또 식탐이 발동하는 나는 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자괴감이 들었지만 또 생차니까 소화 잘될거야 이러며 즉시 자기합리화.
쨍~한 생차의 느낌이 그리워 백자를 준비했다.
묵직한 한 조각이 턱~ 하고 다하로 떨어졌다.
상당히 어린 잎들로 집중해서 만들어진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기가 차르르 흐르고 아이들이 또렷하게 생겼다.
호가 떠다니는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맑았고 탕색은 선명한 황녹.
향기는 밀탕향, 짭짤하고 꼬순 향기, 그러면서도 생차 특유의 풋풋한 향기가 확 났다.
그리고 약간의 화향.
부드러운 편인데도 그 속에 수많은 맛들이 다 조화를 이루어 담겨 있었다.
첨도가 좋았고 회감도 있었다.
오, 콩떡과 굉장히 좋은 궁합.
음식에 무리 안 주고 녹아드는 맛이랄지. 차의 맛이 죽는 것 같다가도 삼킨 뒤에 마시면 선명하게 자신의 맛을 드러내며 입 안을 개운하게 정리해줬다.
1-3-8포
8포는 확 싱거워진 느낌이었음에도 여전히 한 두 포 정도는 더 우려도 됐을 것 같은 짱짱함이 있었다.
엽저를 살피니 잎맥이 뚜렷하고 탱탱한 것이 대수차(고수차)를 원료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내포성이 좋은 것이었구나.
거의 싹과 어린 잎을 이용해서 만들었으니 굉장히 섬세하게 익어갈 것이 기대되는 차였다.
적절한 농도의 바디감과 깔끔함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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